대리운전 기사를 기다리다 차를 조금 옮겼다거나, 주차 자리를 바꾸려고 몇 미터만 움직였다는 설명은 음주 단속 현장에서 자주 나옵니다. 면허까지 없는 상태였다면 "이 정도 거리로 무면허음주운전이 되느냐"는 질문이 이어집니다. 결론부터 보면 거리는 성립 요건이 아니지만, 운전한 장소에 따라 형사와 면허가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지점이 있습니다.
법이 정한 '운전'에는 거리 기준이 없습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는 운전을 차마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이 정의 어디에도 몇 미터 이상, 몇 분 이상 같은 기준은 없습니다. 차를 움직여 자리를 옮겼다면 거리가 짧다는 사정만으로 운전이 아니게 되지는 않습니다.
짧은 거리였다는 사정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범행의 동기·수단·결과와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도록 하므로, 왜 차를 움직였는지와 얼마나 움직였는지는 양형 사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사정이 위반의 성립 여부를 바꾸는 근거는 아니라는 점을 나눠서 이해해야 합니다.
시동만 걸고 차가 움직이지 않은 경우처럼 '운전'에 해당하는지 자체가 다투어지는 장면은 사실관계를 따로 따져야 하므로, 이 글에서는 차가 실제로 움직인 경우를 전제로 설명합니다.
주차장 같은 도로 밖: 음주 처벌 조항은 포함됩니다
법에서 말하는 운전은 원칙적으로 도로에서의 운전입니다. 그런데 제2조 제26호의 괄호는 음주운전 금지(제44조)와 그 벌칙(제148조의2) 등 몇몇 조항에 한해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래서 아파트 단지 안이나 건물 주차장처럼 도로가 아닌 곳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경우에도 음주운전 형사처벌 조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같은 장소라도 면허 처분은 다르게 봅니다
면허 쪽은 사정이 다릅니다. 2018두42771 사건에서 대법원은, 도로 외 포함 목록에 형사처벌 조항은 들어 있지만 면허 취소·정지의 근거인 제93조는 빠져 있다는 점을 들어 도로가 아닌 곳에서의 음주운전이나 측정 거부를 이유로 면허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의 괄호에도 제93조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측정을 거부한 경우도 같은 구도로 읽힙니다. 주차장 안에서 술에 취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데 측정에 응하지 않았다면, 측정 불응 벌칙(제148조의2 제2항)은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하는 조문이라 검토 대상이 됩니다. 반면 같은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그 거부를 이유로 면허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근거는 없습니다. 장소 하나로 형사와 면허의 결론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킬 수 있다는 점이 이 쟁점의 핵심입니다.
무면허운전 금지(제43조)는 어떨까요. 이 조항 역시 도로 외 포함 목록에 이름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주차장 안에서 면허 없이 운전한 것이 언제나 문제 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운전한 곳이 법상 도로에 해당하는지, 도로와 이어진 구간을 지났는지 같은 사실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소가 쟁점이라면 이동 경로를 지도와 사진으로 남겨 두세요.
함께 짚어 둘 다른 오해
거리 말고도 단속 현장에서 되풀이되는 설명이 몇 가지 있습니다. 각각 무엇이 기준인지 짚어 두면 조사에서 불필요한 말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조금밖에 마시지 않았다" — 기준은 마신 양이 아니라 운전할 때의 혈중알코올농도이며, 0.03% 이상이면 술에 취한 상태로 봅니다(제44조 제4항).
- "사고가 없었으니 괜찮다" — 사고는 성립 요건이 아니어서, 사고가 없어도 무면허 부분과 음주 부분이 모두 검토됩니다.
- "곧 면허를 딸 예정이었다" — 운전한 시점에 면허가 없었다면 그 계획은 위반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고, 오히려 결격기간 때문에 시험 일정이 밀릴 수 있습니다.
이런 사정은 사실대로 설명하되, 위반을 부정하는 근거처럼 내세우기보다 경위를 보여 주는 자료로 정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거리·장소가 걸린 사건에서 챙길 기록
- 차를 움직이기 전 위치와 멈춘 위치 — 사진이나 블랙박스 영상
- 움직인 이유 — 대리운전 호출 기록, 주차 이동 요청 같은 자료
- 운전한 곳의 성격 — 출입 통제 여부, 공용 통로와 이어지는지
- 당시 면허 상태 — 미취득, 결격 중, 정지 중 가운데 무엇인지
면허 상태에 따라 결격기간 계산도 달라지므로, 4번은 결격기간 기산을 다룬 문서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탈것이 승용차가 아니라 오토바이나 킥보드였다면 차종별 차이를 다룬 문서도 이어서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지하주차장에서만 움직였다면 면허 처분도 받나요?
A. 판례는 도로가 아닌 곳의 음주운전을 이유로 면허를 취소·정지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형사처벌 조항은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하므로 처벌 여부는 따로 검토되고, 무면허 부분은 장소의 성격을 확인해야 합니다.
Q. 대리기사를 부른 기록이 있으면 도움이 되나요?
A. 운전하게 된 경위를 보여 주는 자료이므로 양형 사정으로 설명할 때 쓸 수 있습니다. 위반의 성립을 바꾸는 자료는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호출 시각과 단속 시각을 나란히 정리하세요.
정리
무면허음주운전에는 거리 기준이 없어, 짧게 움직였어도 운전이 됩니다. 다만 도로 밖이라면 음주 형사처벌은 적용될 수 있어도 면허 취소·정지는 할 수 없다는 판례가 있고, 무면허 부분은 장소를 따로 따져야 합니다. 다른 질문은 무면허음주운전 안내 홈에서 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 제43조, 제44조 제1항·제4항, 제93조, 제148조의2, 형법 제51조, 대법원 2021. 12. 10. 선고 2018두42771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